서구권 '멘붕' 온 사이…탈레반 손잡고 패권장악 나선 中·러시아

입력 2021-08-17 13:28   수정 2021-08-17 17:36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각국 정부들도 대응에 분주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소집에 나서는 등 서구권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발빠르게 탈레반에 우호적으로 다가서며 중앙아시아 패권 장악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하고 조만간 화상으로 G7 회의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아프간 관련 유엔 결의안을 내는 안도 검토 중이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에 대해 “국제사회의 실패”라고 말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이 ‘테러의 온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편 아프간 난민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와 난민 대거 유입이 큰 사회적 문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매우 쓰라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엔난민기구(UNHCR)와 협의하고 있으며 18일에는 EU 내무·외무장관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 등이 탈레반의 승리에 고무돼 세 확장에 나섰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반미전선 강화를 노리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탈레반의 2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만나기도 했다. 중국은 강대국 중 탈레반과 공식적으로 척을 지지 않은 몇 안되는 나라로 꼽힌다. 중국이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아프간 광물자원 개발을 지원, 탈레반의 ‘자금줄’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간 재건과 발전에 중국이 참여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이를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외신에서는 중국이 탈레반을 정식으로 인정하게 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도 자국 외교인력을 아프간에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탈레반에 손을 내밀고 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탈레반이 노예의 족쇄를 깨뜨렸다”고 발언하며 반미 성향을 드러냈다. 역시 미국과 오랜 원한관계가 있는 이란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도 “미국의 패배는 아프간 평화를 회복할 기회”라고 발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탈레반이 중국과 러시아, 파키스탄,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성공하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탈레반 제재가 무력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당장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관련 결의안을 내는 데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과 EU가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는 경제제재 정도다. 이미 서구권은 탈레반과 관련된 해외계좌를 동결한 상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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